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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인 임금 받아드립니다…‘조폭’ 아니고 ‘앱’입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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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안 수당지킴이 돈내나’ 앱 화면 갈무리






지난해
10

월부터 3개월 동안 편의점에서 야간아르바이트를 한
20

대 ㄱ씨는 일을 그만두던 날을 잊지 못한다. ㄱ씨가 밀린 임금을 요구하자 “너에게 돈 줘야 할 이유가 뭐냐”는 점주의 대답이 돌아왔다. 정확히 몇 시간을 근무했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을 테니 ‘법대로 해봤자’ 돈을 받아낼 수 없을 거라고 점주는 ‘으름장’을 놨다. 이후 ㄱ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낸 끝에 체불된
50

여만 원을 받아냈다. 지인이 차린 회사에서 6년 동안 일한 ㄴ씨도 지난
2019

년 권고사직을 당하며
1200

만 원이 넘는 퇴직금을 못 받을 뻔 했다. 점장과 사장은 “평소 네 통장에 ‘퇴직금’이라는 이름으로 보너스(상여금)를 송금해왔으니 퇴직금은 따로 줄 필요가 없다”는 핑계로 지급을 거절했다. ㄴ씨는 1년 8개월 동안의 소송 끝에 퇴직금을 받았다.



두 사람이 자칫 ‘떼일’ 뻔한 임금을 받아낼 수 있었던 건 이들이 스마트폰에 깔아 놓은 애플리케이션(앱)에 그간의 출퇴근 기록을 고스란히 저장한 덕분이었다. ‘내손안 수당지킴이 돈내나(돈내나)’라는 이름의 앱은 급여 정산에 필요한 근로시간 등의 자료들을 위치정보시스템(
GPS

)을 기반으로 모아두고, 사용자와 분쟁이 벌어지면 법정 싸움을 도울 변호사를 연결해준다. 알바생들이나 생산직 노동자들 사이에선 ‘떼인 돈 받는 어플’로 인기가 높다.



“단순히 ‘당신의 근무시간이 이만큼이다’라고 알려주는 것을 넘어, 사장님들보다 법률 지식 등이 부족한 근로자들의 편에서 함께 싸워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어요.” 스타트업 ‘네이버스’의 박기범 대표는 돈내나 앱 개발 취지를
26

일 <한겨레>에 들려줬다.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온 박 대표는 아르바이트·비정규직·소규모 사업장 등에서 만연한 소액 임금분쟁을 보며 돈내나 앱을 구상했다. 임금 체불 분쟁은 변호사의 변론보다는 증거의 양과 신빙성 등으로 판가름 나는 ‘쉬운’ 사건이지만, 사건의 난이도에 비해 너무나 많은 다툼이 소모된다는 데 주목했다. 박 대표는 “영세 사업자와 알바생들 모두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계산만 제대로 하면 끝날 일도 ‘살인 날 것처럼’ 감정이 격해지는 사건이 임금체불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를 확보해 이 분쟁에 투여되는 갈등에너지를 줄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앱의 기능은 크게 두가지다. 노동자가 휴대전화의
GPS

탐지 기능을 켜놓기만 하면, 근무지에 몇 시에 도착해 몇 시에 벗어났는지가 네이버스의 서버로 실시간 전송돼 근무 기록이 남는다. 박 대표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알바생 등의 경우 오랜 시간 일하고도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사업주가 모르쇠로 나오면 문제 제기조차 못 하고 돈을 떼이는 경우가 많다”며 “임금 체불 사건의 핵심 쟁점인 근무 사실과 근무 시간을 입증하는 것이 돈내나의 기본 기능”이라고 소개했다.



이용자가 임금이나 야근수당 등을 떼이면 어플의 두 번째 기능인 ‘수당신청’을 사용할 수 있다. 제휴된 법무법인에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보내 이용자의 법적 다툼을 대리하게 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어플의 알고리즘이 위치정보의 일관성 등을 따져 앞으로의 소송에서 유의미한 증거로 인정받을 만하면 변호사를 연결해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

년 서비스를 시작한 돈내나는 지금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5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됐다. 이 앱을 통해 증거를 모으고 법적 분쟁에 나선 사람은
8000

명이 넘는다. 박 대표는 “편의점, 커피전문점, 피시방 등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나 출퇴근 기록 시스템이 열악한 지방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주로 사용한다”며 “지난해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앱은 주로 노동자들이 이용하지만, ‘사장님’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점차 나오고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노동자의 근무기록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니 사업주 쪽에서 오히려 ‘사건을 명확하게 정리해줘서 고맙다’며 순순히 체불임금을 지급한 적도 있다”며 “노동자와 사장님 모두에 도움이 되는 앱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돈내나의기능 대부분은 무료고, 변호사를 연결해주기 전 근무자료를 분석하는 데
5000

∼5만원 사이의 비용을 받는다. 분쟁에서 이기면 이용자는 돌려받은 임금의
10

%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이는 제휴 법무법인에게 돌아간다. 박 대표는 “사건들이 워낙 소액이다 보니 노동문제에 관심이 있는 변호사, 노무사분들이 아니면 선뜻 이 ‘판’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돈내나의 재무재표는 아직 적자지만, 박 대표는 ‘민간주도 사회안정만 구축’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현실화하려 한다. 정보기술(
IT

)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과 구제 제도를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돈내나에 이어,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법률 상담을 해주는 자동응답 채팅서비스(챗봇)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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